수요일, 7월 26, 2006

등산.

어제는 어쩌다보니 등산을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나와서 한참을 걷다 보니 미림여고로 올라가는 길이 나와서 그냥 생각없이 삼성산이나 가볼까 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삼성산성지가 나타나자 산속으로 걸어들어가야하는게 부담이 되서(비도 왔다) 그냥 죽 찻길따라 올라갔다. 의외로 보행자통로가 계속 있어서 터널들을 지나고, 마지막 터널을 지나기 전에 길가 근처에 정자 같은데가 있어서 잠시 앉아서 비도 피하고, 오다가 산 요구르트도 한잔 마셨다.

어렸을때 자주 넘나다니던 길이라 꿈많던 어린 소년이었던 시절도 생각나고, 지금 내 삶을 돌아보게도 되었다. 어렸을때, 이 길 공사하던 모습을 보고 산 허리를 동강낸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 동강난 허리의 한쪽으로는 아파트들이 들어섰고, 그중 한 아파트는 '친환경 아파트' 라고 티비에 까지 나왔었다. 숲이 가까운 아파트라고 말이다. 어찌되었건, 그냥 한없이 죽 앞으로 걷다 보니 삼막천도 나왔다. 어렸을때 거의 매주마다 그 삼막천을 따라 부모님과 등산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때 늘 아버지, 어머니꼐서 '20살 넘으면 느그들이 우리 데리고 와라' 하셨는데, 20살이 넘은뒤로는 같이 등산을 다녀본적이 별로 없는거 같다. 지금은 어머님 무릎이 많이 안좋으셔서 등산다니기도 쉽지 않아졌다. 아쉽다.

하루 아침 새에는 변하는게 거의 없는것 같이 보이지만 그 작은 하루들이 모여서 엄청난 변화들이 생긴 것 같다. 급격히 변하는 날도 있긴 하지만, 생각없이 한걸음 한걸음 걷다 보니 높은 산을 올랐다 내려오듯이 가랑비에 옷젖는줄 모르듯이 서서히 변해가는 것들이 더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 같다.

나의 과거와 현재로부터 앞으로 올 미래는 어떻게 다를까. 어떤 삶이 될지 불투명한 요즈음에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냥 작은 발걸음을 하나씩 내딛을 수 밖에. 그러다 보면 언젠가 큰 산을 오르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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